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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아홉걸음
새벽 2시에 잠을 깼습니다. 전날 혼자 영화를 보며 홀짝였던 술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시 잠을 자려니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면 평상시보다 5시간을 더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남은 잠을 쫓아 냈습니다. 조삼모사도 이런 조삼모사가 없을 겁니다. 결국, 과한 산책의 결과로 오후 3시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고, 해가 다 진 저녁에야 잠에서 깼으니 결국 과유불급입니다. 이번에는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았으니까요. 옛말은 늘 진리입니다. 다가올 오후 3시의 저주는 전혀 모른 채로 오늘은 멀리까지 좀 걸어볼까 하고 짐을 꾸렸습니다. 밤새 비가 내리다가 이제 막 갰습니다. 사위는 어둑했습니다. 어차피 곧 해가 뜰 테니 그냥 어두운 채로 길을 나섭니다. 목표랄 것도 없지만, 미포-송..
신은 인간에게 ‘합리주의’라는 저주를 주었습니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이 인간에게는 없으므로 인간은 이성을 통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합리적인’ 사고를 갖게 되었고, 이를 통해 지금까지 눈부신 문명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삶이 언제 끝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인간은 또 합리적인 사고를 합니다. 죽음을 철저히 외면하면서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내일을 한 달을 일 년을 십 년을 삼십 년을 준비합니다. 저 집단이 우리 집단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서 상대를 미리 제거하는 합리적인 사고의 결과로 전쟁을 일으키고 학살합니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배움의 기쁨보다는 경쟁과 서열화의 고통 속에서 불안해하고 좌절하고 절망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참고 열심히 ..
개봉한 날부터 망설였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지 않지만, 객석의 한 자리를 차지해야 할 의무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영화 보기를 계속 미뤘습니다. 사실 안 보고 싶었습니다. 이 정도 고민하는 것만으로 도덕적 의무감을 다 한 것으로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무섭고 두려울 테니까.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을 보며 그들의 아픔에 눈물을 흘리는 것이 슬픔게 아니라 영화를 보는 내내 두근거리는 심장을 부여 잡아야 하고, 경직된 상태로 런닝타임 내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그것이 두려웠습니다. '안 보고 싶다’하는 것은 내가 나를 아끼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방어기제였습니다. 부산에서 교사 생활을 했던 저는 그냥 아이들에게 떠넘겼습니다. 수도권 지역으로 대학을 가는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