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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세계일주 21 :: 몰타에서 어학연수 이것만은 알고가자! 본문

여행

타박타박 세계일주 21 :: 몰타에서 어학연수 이것만은 알고가자!

한성은 2016. 10. 7. 17:42
이사가는날 정리하다
예전에 껴둔 단풍잎이 떨어지네
먼지가 싸인 낡은 사진첩엔
어린 시절의 이빨 썩었었네
생각이 나겠지 옆집 그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벨누르고 도망갔네
재개발이 되면 집도 부술 텐데
주인 아줌마는 땅값 오른다고 좋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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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 ‘이사가는 노랫말 중에서



한국을 떠나 처음으로 주소가 생기는 날이었다. 당분간 집이 어디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라는 대신 ‘101 Tower Road Windward Apartment, Sliema, Malta’라고 있게 되었다. 교사였던 내가 학생이 되고, 타박타박 걷던 나에게 주소가 생기는, 설레는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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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어학원 선택하기 : 프롤로그 >

몰타에서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것들이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어학원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2개월간 지낼 숙소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적으로 어학원은 자체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학원을 선택하는 것과 숙소를 구하는 것은 결국 같은 문제였다. 몰타에 도착한 날은 목요일 오전이었다. 대부분 어학원은 매주 월요일마다 강좌를 시작하기 때문에 어학원을 선택하는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연이은 야간 페리와 공항 노숙으로 피로가 극에 달하여 목요일은 임시 숙소에 짐을 풀고 그대로 죽은 듯이 잠만 잤다.

몰타에 오기 틈틈이 인터넷을 통해 눈여겨 봐둔 어학원들이 있어서 그중에 하나 고르면 되겠다 싶었다. 막상 어학원을 다니며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하니 고려해야 사항이 한둘이 아녔다. 겨우 2개월이라지만 외국에서 지내는 일이라 어느 하나 대충 지나칠 수가 없었다. 어학연수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유명 유학원의 설명회에 참석하고 유학 전문가들을 만나 상담을 하면서 어학연수를 준비하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여행이란 것이 별것 있을까? 이렇게 발품을 팔면서 하나씩 준비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했다. 모르는 세계에 발을 들이고 하나씩 깨닫게 되어가는 과정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물론 몰타의 타오르는 햇볕을 맞으며 길을 걸을 때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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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어학원 선택하기 1 : 어학연수 지역 >


몰타는 6개의 섬이 있지만, 크게 보면 몰타(Malta) 섬과 고조(Gozo) 섬으로 나눌 있다. 섬인 몰타 섬에는 몰타의 수도인 '발레타' 비롯하여 대부분의 국가 기간 산업이 모여 있다. 일반적으로 몰타라고 하면 바로 몰타 섬을 지칭한다. 고조 섬은 주로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으며 몰타 섬의 생활에 지친 현지 주민들이 조용한 곳을 찾아 이주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같은 기능을 하는 섬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몰타의 어학원들은 수도인 '발레타(Valletta)' 번화가인 '슬리에마(Sliema) 세인트 줄리앙(St. Julian's) 지역', 그리고 '고조(Gozo) ' 주로 모여있다. 그중 고조 섬은 대부분 여름 성수기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고, 관공서나 편의 시설이 부족해서 지내기에 좋지 않아 보였다. 어학연수를 위해 몰타에 것은 맞지만 신나게 노는 것도 포기할 없었기 때문에 고조 섬은 후보에서 뺐다. 하지만 반대로 고조 섬은 조용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영어 공부에 집중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놀기에 적합하지 않은 고조 섬이지만, 만약 다시 몰타에서 어학연수를 한다면 나는 고조 섬을 선택할 같다. 왜냐하면, 몰타 섬은 너무... 재미있었다!

몰타의 수도인 발레타는 몰타에 지내면서 반드시 들리게 되는 곳이다. 관광과 교통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발레타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2018 유럽문화수도에도 선정되어 그래도 흥겨운 도시가 더욱 흥이 넘치고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버스가 발레타 메인 버스터미널을 기점으로 운행한다. 몰타는 국토가 작아서 시내버스와 시외버스의 구분이 없다. 트램이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도 없어서 버스만 타면 발레타로 간다. 그래서 발레타는 1 내내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물가도 상대적으로 비싼 곳이기에 발레타 역시 어학원 후보지에서 뺐다. 결과적인 이야기지만, 이것은 조금 틀린 이야기였다. 한여름의 몰타는 어디나 사람들로 북적였고, 성수기 가격이란 것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어디나 물가가 비쌌다

결국, 대부분의 유학생이 비슷한 이유로 슬리에마와 세인트 줄리앙에 있는 어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지역에 가장 많은 어학원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몰타의 중심가에는 정말로 블록마다 대형 어학원이 하나씩 자리 잡고 있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어학연수'라는 것을 생각해 적도, 관심을 가져 적도 없었기 때문에 어학원이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다. 그리고 학교에서 근무했던 탓에 '학원' 대한 신뢰감이 낮았다. 다행히 공교육 기관에서 운영하는 어학원이 하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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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어학원 선택하기 2 : 몰타대학교 어학원 >

그래서 가장 먼저 찾아갔던 곳이 몰타대학교 어학원(Malta University Language School)이었다. 몰타대학교는 몰타에 있는 유일한 종합대학이라 공교육 기관이라는 신뢰가 있었다. 사실 문제가 없으면 그냥 몰타대학교 어학원에 등록할 생각이었다. 종합대학이니 도서관 시설도 같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찾아가 보니 몰타대학교와 몰타대학교 어학원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 어학원은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진 주택가에 있었다. 전체적으로 조금 낡아 보이긴 했지만, 정말 멋진 수영장을 갖고 있었다. 수업이 끝난 학생들은 수영장 선베드에 드러누워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몰타대학교 어학원은 공교육 기관에서 운영한다는 점이 주는 신뢰가 있었다. 강사들도 최소한의 자격은 갖추고 있을 같았다. 연수가 끝난 발급하는 수료증(Certification) 발급처가 몰타대학교라는 장점도 있었다. 사설 어학원이나 대학교 어학원이나 결국 사교육 기관이라는 것은 같지만, 같은 돈을 내고 학원에서 수료증을 받는 것과 학교에서 수료증을 받는 것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환경도 조용해서 공부하기에 좋았다.


단점은 학비가 상대적으로 비쌌다. 어학원마다 학비 차이가 많이 나는데 몰타대학교 어학원은 비싼 편에 속했다. 사실 수업 커리큘럼이 사설 어학원과 특별히 다른 것도 아니고, 대학교 부설 어학원이라고 몰타대학교와 연계한 수업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운영 주체가 대학교라는 외에 다른 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리고 문제는 시내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신나게 놀기에는 좋지 않았다. 앞서도 말했지만, 몰타에 있는 동안 외국 친구들과 어울려 실컷 노는 것도 나에게는 중요한 목표였다. 어학연수를 결정한 이유 역시 여행을 깊게 해보기 위해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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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어학원 선택하기 3 : 기숙사 >

사실 몰타대학교 어학원에 등록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있었다. 수업을 있는 자리는 있지만, 기숙사 자리가 없었다. 여름 성수기 기간이라 모든 기숙사가 만실이었다. 기숙사는 어학원을 결정하는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몰타가 유럽 영어권 국가인 영국이나 아일랜드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하루 세끼를 외식으로 지낼 수는 없었다. 프랜차이즈의 햄버거 세트가 10유로(13,000)였다. 지내는 동안 마음껏 사용할 있는 주방시설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대부분 어학원이 기숙사를 갖고 있지만, 시설은 제각각이었다. 기숙사 건물을 따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고, 주변 호텔과 연계하여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다. 숙소는 먹고 자는 문제뿐만 아니라 당연히 공부도 있어야 했다. 내가 있던 어학원은 일반 호텔을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1층에 공용 주방이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은 방에 책상이 없었기 때문에 호텔 로비에 모여서 주로 공부를 했었다.


호텔형
기숙사는 깨끗하게 관리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매일 청소를 해주고, 24시간 호텔 데스크에서 불편 사항을 해결해 주었다. 몰타는 치안이 아주 훌륭한 곳이라 안전에 대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없지만, 호텔형 기숙사는 특히 안심하고 지내기에 좋았다. 하지만 역시 처음부터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시설이 아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 빨래는 세탁소를 이용해야 했고, 생활공간은 좁았다. 호텔 서비스가 좋긴 하지만, 모든 서비스는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공동 기숙사는 어학원마다 운영하는 방식이 달랐다. 나이 제한을 두는 경우도 있었고, 가족 단위로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 아파트를 나누어 쓰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 같다. 기본적인 시설은 모두 제공이 되기 때문에 지내기에 편리했다. 다만 단체 생활에서 오는 불편함이 문제였다. 전기, , 인터넷 비용 등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데서 오는 갈등도 있었고, 해결하는 방법도 다양했다. 호텔처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집안일(?) 열심히 해야했다.


이렇게 열심히 알아보고 다녔는데, 정작 나는 결국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했다. 어떤 곳이든 저렴한 기숙사는 만실이었다. 몰타의 여름 성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어학연수를 위해 몰려드는지 전혀 몰랐던 것이다. 호텔형이든 공동 기숙사든 성수기 시즌은 전부터 예약이 되어 있어서 나처럼 몰타 도착 후에 직접 어학원에 방문하는 경우는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이 힘들었다.

어학원에서는 기숙사 외에도 홈스테이 인프라를 갖고 있었다. 몰타 현지인이 운영하는 홈스테이에는 주로 어린 학생들이 머물렀다. 어학원들은 미성년자들이 혼자 기숙사에 지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어린 학생들이 성인들과 같이 생활하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에 노출될 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 오랫동안 홈스테이를 운영해 사람들이라 학생들이 부모님과 떨어져 일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귀가 시간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어학원과 부모님께 즉시 연락을 취했다.

홈스테이는 자리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불편할 같았다. 그리고 아침, 저녁을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숙사에 비해 비용이 비쌌다. 그래서 나는 현지 주민의 플랫(아파트를 영국식으로 ‘flat’이라 불렀다.) 방을 구해서 들어갔다. 플랫 쉐어는 공동 기숙사보다 비용은 조금 비쌌지만, 독립적인 생활 공간도 생기고 주방과 거실을 마음껏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나는 주인에게 부탁해서 방에 간이 책상도 놓았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외국 친구들과 빨리 친해지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기숙사생들은 온종일 붙어 다니다 보니 그들끼리 끈끈하게 통하는 것이 많았다. 어쩔 없는 통학생의 서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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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어학원 선택하기 4 : 수강료와 프로그램 >

저렴한 수강료와 훌륭한 프로그램 어학원을 선택할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고민하는 부분이다. 수강료는 어학원마다 조금씩 달랐다. 일주일 단위로 수강료가 정해져 있는데, 터무니없이 비싸거나 혹은 믿을 없게 저렴한 경우는 없었다. 다만 어학연수를 1~2주만 하는 경우는 드물어서 작은 차이라 하더라도 연수 기간 전체를 고려하면 차이가 많이 났다. 그리고 성수기와 비수기에 수강료가 다른 경우도 많았다. 대부분 연수 기간이 길면 그에 따라 할인을 해주기도 했다. 아무래도 인지도가 높은 어학원들은 수강료가 비쌌다.

수강료가 비싼 곳이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을까? 딱히 차이는 없는 같다. 언어 능력이라는 것은 결국 많이 읽고, 쓰고, 듣고, 말하면 그만큼 늘게 되는 것이다. 어느 곳이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General English’라고 하는 수업을 했다. 1, 2교시 90분으로 진행되며 영어 실력에 따라 학급이 나뉘었다. 레벨이 다르더라도 1교시는 대화 수업, 2교시는 문법 수업으로 진행되는 것은 같았다.


오히려
문제는 선생님의 자질이었다. 모든 어학원이 자체적으로 엄격한 기준을 갖고 선생님을 채용한다고 홍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나 그렇듯 가르치는 사람도 있고, 조금 부족한 사람도 있었다. 경력이 많은 사람도 있고, 이제 강의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었다. 누군가를 탓할 문제도 아니고, 프로그램의 문제도 아니었다. 준비된 교재와 프로그램은 똑같은데 사람마다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다 보니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렸다. 역시 2개월간 어학원에 있으면서 같은 교사로서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는 선생님이 있었던 반면에 앞으로 저렇게 하면 되겠다고 타산지석으로 삼았던 선생님도 있었다.

어학원마다 강조하는 하나는 방과 활동이다. 흔히 ‘Activity’라고 부르는데, 웰컴 파티, 바비큐 파티 같은 친목 도모부터 스쿠버 다이빙, 보트 투어 같은 체험 활동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방과 활동이 어학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전문 여행사가 대행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얼마든지 더욱 다양하고 저렴하게 참여할 있다. 그러므로 어떤 어학원이 특별히 다양한 방과 활동을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닐 있다.


다만
어학원을 통해서 참여하면 같이 공부하는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가 많이 생긴다는 장점이 있다. , 어학원 진행 요원이 함께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서비스를 받을 있다. 규모가 어학원일수록 참여하는 인원이 많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과 함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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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어학원 선택하기 5 : 한국인 비율 >

어느 어학원이나 수강생들의 국적 비율을 표로 가지고 있었다. 내가 궁금한 것은 다른 사람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같은 모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한국 사람이 적으면 그만큼 영어가 빨리 늘지 않을까? 달간 지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였다.

외국인들 친구들만 있으면 영어로 이야기 해야 하니 당연히 좋았다. 하지만 때로는 불편한 점도 많았다. 나는 내가 영어를 아주 못한다고 생각했었다. 학창시절 , 고등학교에서 배운 영어 외에는 공부해 적이 없으니 그럴 만했다. 그런데 어학원에 있는 외국인 학생들도 나와 다를 바가 없었다. 다들 영어 실력이 고만고만했다. 사실 레벨 테스트에서 나는 상급반에 들어갈 정도였다.

외국인 친구와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만, 서로 영어를 너무 못하니 당최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둘이서 마주 보고 한참 이야기를 하다가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을 나중에야 아는 때도 있었다. 이거야 , 이래서야 영어 실력이 있을까 싶었다. 상대방이 나의 영어를 바로 잡아 정도라면 모를까 같이 ABCD 외치고 있으니 난감했다. 가끔 상급반에 있는 한국인 친구에게 질문 공세를 퍼부을 오히려 깨닫게 되는 것이 많았다.


그리고
몰타는 국가적 차원에서 어학연수를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 성수기면 세계 곳곳에서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몰려왔다. 언젠가 길에서 조카와 함께 어학원을 찾고 있는 분을 만났는데 번째 질문이 "거기는 한국 사람 많아요?" 였다. 나부터 한국 사람이니까, 당연히 많았다. 내가 한국 사람인데, 한국 사람이 없는 곳을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여름 성수기에는 어디나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여름 성수기를 제외하면 거짓말처럼 학생들이 사라진다. 겨울에는 문을 닫는 어학원도 있다.

한동안 친하게 지냈던 콜롬비아 친구들이 인상적이었다. 어학원에서 만났다는 이들은 어학원 안에서든, 밖에서든 항상 영어로 이야기를 했었다. 내가 한국인 친구들과 한국어를 사용하면 언제나 불호령이 떨어졌다. 콜롬비아에서 변호사로 지내다 영어 공부를 위해 몰타로 친구는 나에게 이야기했다.

네가 여기까지 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썼는지 생각해. 한국어는 한국에서 실컷 쓰면 .”

문제는 안에 있을 , 환경의 문제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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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에서 어학원 선택하기 : 에필로그 >

직업이 교사다 보니 어학원 시설과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어학연수를 하는 동안 내가 있던 어학원뿐만 아니라 한국 친구들이 소개해 한국의 유학원을 통해 다른 어학원들을 탐방할 기회를 만들어 여기저기 찾아다녔었다. 결국 나에게 맞는 어학원을 선택하려면 목적을 분명히 해야 했다. 누군가는 영어 실력을 향상하겠다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몰타에 오는 반면, 같은 경우는 몰타에서 여행과 어학연수 그리고 친구들을 많이 만나겠다는 목표로 몰타에 것이다. 각자의 목적과 예산을 고려해서 공부 계획을 짠다면 누구나 만족하며 지낼 있는 곳이 몰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