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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아홉걸음
하고 싶던 일도 많던 비좁던 내 하루 꾸지람과 잔소리에 익숙해진 우리들 어른이 빨리 되고 싶던 고등학교 그 시절엔 친구들 모여서 여행도 가고 공부도 좋지만 놀고 싶었죠 그때가 좋을 때다는 말씀 이젠 알 것 같아요 - 이장우, '청춘예찬' 노랫말 중에서 [ 등교 첫날 : 반편성 배치고사 ] 학교 가는 길이 이렇게 즐거웠었나? 실로 오랜만에 학생이 되었다. 등굣길이 참 설렜다. 고등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가방 속에서 필통이 달그락거렸다. 그러나 설레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반편성 배치고사(Level Test)가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집주인 에드가 할아버지에게 시험 때문에 걱정된다고 했더니 별거 아니라고 그냥 즐기란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시험을 즐겨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그럴..
이사가는날 책 정리하다 예전에 껴둔 단풍잎이 떨어지네 먼지가 싸인 낡은 사진첩엔 어린 시절의 나 이빨 다 썩었었네 생각이 나겠지 옆집 그아이가 너무 귀여워서 벨누르고 도망갔네 재개발이 되면 집도 부술 텐데 주인 아줌마는 땅값 오른다고 좋데 - 크라잉넛, ‘이사가는 날’ 노랫말 중에서 한국을 떠나 처음으로 내 주소가 생기는 날이었다. 당분간 집이 어디냐고 묻는 질문에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라는 말 대신 ‘101 Tower Road Windward Apartment, Sliema, Malta’라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교사였던 내가 학생이 되고, 타박타박 걷던 나에게 주소가 생기는, 설레는 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몰타에서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서는 준비할 것들이 참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출발을 알리는 경쾌한 총성 정적을 삼키고 열광하는 함성 떨리는 호흡은 이 전부를 집어삼킬 강렬한 욕망 I’m the fastest gun - 페퍼톤스, ‘Ready, Get Set, go!’ 노랫말 중에서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몰타에서 뜨거운 학구열을 뿜어 낼 예정이다. 새로운 출발이 기다리고 있었다.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어느 순간 설레지 않은 적이 있겠냐만은 몰타(Republic of Malta)는 그중에서도 더 특별했다. 어학연수를 계획해 놓았기 때문이다. 배낭 속에는 몰타를 위해 챙겨놓은 노트와 필통이 항상 덜거덕 소리를 내며 따라다니고 있었다. 크레타 섬 여행을 마치고 몰타로 가기 위해 아테네로 돌아왔다. 크레타 섬에서 아테네 피레우스 항구로 가는 페리는 저녁 9시에 출발해서 다음 날 아침 9..
네가 바라보는 세상이란 성냥갑처럼 조그맣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허전한 마음으로 돈을 세도 네겐 아무 의미 없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너는 알고 있지 구름의 숲 우린 보지 않는 노을의 냄새 바다 건너 피는 꽃의 이름 옛 방랑자의 노래까지 네겐 모두 의미 있겠지 날아오를 하늘이 있으니 - 이상은, ‘새’ 노랫말 중에서 ‘그리스인 조르바’로 유명한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크레타 섬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온 세계를 떠돌며 작품 활동을 했고, 자신의 신념을 따르며 살았다. 그의 묘비에는 세 문장의 진실이 적혀 있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서른여섯 살 되는 해에 직장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났다.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집을 장만할 때 나는 혼자..
어느 날 우연히 지하철에서 두 어르신의 대화를 듣게 됐지 자네 주위엔 이제 몇 명 남았는가 질문에 상대 어르신은 손가락을 펴 세기 시작했지 이제 나까지 일곱 남았네 이제 수를 세는 데 열 손가락도 채 필요하지 않는군 나도 나이가 들면 떠난 것들이 아닌 남아있는 것들에 대해 묻게 될까 수를 세게 될까 ⁃ 강아솔, ‘남겨진 사람들’ 노랫말 중에서 나도 언젠가 나이가 들면, 배낭 하나 둘러매고 여행을 다녔던 지금 이 순간을 조금씩 잊게 될까?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 같은 것이 정말 있는걸까? 재수까지 해가며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합격했을 때, 수화기 너머에서 ‘합격’이란 말을 들었던 그 순간 정말 기뻤었다.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을 찢고 군대를 전역하던 날, 그 순간 정말 기뻤었다. 그런데 요즘..
아주 오래전에 우린 마주쳤지 서로 알아봤어 운명이란 말도 필요 없어 우리는 어렴풋한 얘기지 지나버린 믿기 힘든 말투지 하지만 넌 나에게 100퍼센트 더 말할 게 없는 나를 봐 뒤돌아봐 날 알아줘 - 보드카레인, ‘100퍼센트’ 노랫말 중에서 멀리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새하얀 집과 파란 지붕은 그리스 섬들의 상징이다. 100퍼센트 완벽한 여행지. 눈부시게 맑은 하늘과 끝없는 푸른 바다 사이에 새하얀 집들이 새파란 지붕을 머리에 얹고 바다를 향해 앉아 있다. 모아이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것처럼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풍경은 단지 자연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해마다 봄이 되면 모두가 한마음으로 마을을 단장한다. 섬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거대한 풍경화를 그리듯..
별을 보지 않아도 좋아마음먹은 대로 간다면우리는 바다를 건널 거야저 거친 참치들처럼어젯밤 전화기 너머한숨소리처럼꽉 막힌 세상 우리들은 어디쯤에성난 파도 폭풍우가 와도나는 헤엄치네나의 섬을 찾아서- 전기뱀장어, ‘거친 참치들’ 노랫말 중에서 사진 1. 시칠리아의 상징은 해발 3,350m의 에트나 화산이다. 참치들이 본능에 따라 거친 바다를 향하는 것 여행자들은 항상 거친 자연을 동경한다. 하늘을 뒤덮은 빌딩 숲에서 숨막히는 일상을 살아왔기 때문일까. ‘활화산’이라는 한마디에 우리 일행들은 그 자리에서 의기투합했다. 에트나(Etna) 화산 투어는 그렇게 즉흥적으로 결정되었다. 에트나 화산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3,350m)이다. 2013년 대규모 화산활동이 있었고, 지난 화산 활동이 관측되어 시칠리아..
몰타에 머물며 어학 연수를 하는 중에 시칠리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연재하던 기사를 잠시 멈추고 2회에 걸쳐서 시칠리아 여행기를 소개합니다. 시실리아 그대 아직 잠들지 않았나 안졸리나 밤이 깊어 별이 반짝이는데 그댈 만나리라 사루비아 다방에서 밤새 기다리리라 그댈 꼬시리라 나를 믿어요 시실리아 오 내 사랑 시실리아 -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시실리아’ 노랫말 중에서 사진 1. 타오르미나의 광장에서 바라본 시칠리아 해변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의 조까를로스는 멋진 얼터너티브 라틴 음악으로 시실리아를 찬양했었다. 홍대의 작은 클럽에서 처음 이 노래를 듣고 배꼽을 잡으며 친구들과 웃고 있을 때에는 그로부터 꼭 10년 후에 내가 직접 지중해를 건너는 배를 타고 시칠리아(sicilia)를 꼬시러 갈 것이라고 꿈에도 생..
저 멀리 부서지는 파도 소리 귓가에 들려바다는 말이 없지소주 한 병 손에 들고난 마도로스 김 인생은 여기 있다.태평양을 항해하는 나는야 바다 사나이 - 노브레인, '바다 사나이' 노랫말 중에서 사진 1. 아무렇게나 찍어도 작품이 되었던 에게해 작은 섬들 중 하나. 거대한 페리를 타고 에게해를 가로지르며 망망대해를 넋 놓고 바라본다. ‘페리’, ‘에게해’ 같은 이국적인 단어는 그것을 가만히 입안에서 혀를 굴려 발음해 보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나에게 있어서 미코노스, 산토리니, 크레타는 지금껏 무라카미 하루키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상의 섬들이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구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영화를 찍고 있다. 에게해 바다 위에 하얀 솜털처럼 떠 있는 그곳으로 가는 것이다. ..
새로운 바람이 내게로 불어와저 먼 산 뒤로 넘어가는 구름 따라 가겠어바람의 향기에 어느새 난 취해버렸고애써 지난 슬픈 날 외로움 날려버리고 잊어버리고 멈춰진 낡은 턴테이블흩어진 기억의 노래다시 부르자 희망의 불꽃 타오르며나 지금 혼자 걷지만 나 지금 혼자 울지만새로운 바람에 내 마음 실어 보내요 - 킹스턴 루디스카, '걷고 싶은 거리' 노랫말 중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타박타박 걷고 또 걷고 싶은 아테네 아테네는 참 걷기 좋은 곳이고, 걷고 싶은 곳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은 또 어디를 걸어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생긴다. 한낮의 햇볕은 뜨겁지만, 그늘로 들어가면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분다. 오렌지 나무 가로수 아래로 걸으면 향긋한 오렌지 향이 거리의 매연을 지워준다.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