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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아홉걸음
너의 고운 두손 가득히 나의 꿈을 담아 주고서이대로의 너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고저기 멀리 보일 것 같은 우리만의 희망 찾아서사랑스런 너의 꿈속에 언제나 달려가리- 오장박, '내일이 찾아오면' 노랫말 중에서 아스토리아의 숙소 앞에는 초등학교가 있다. 그리고 학교 앞에는 늘 노란색 스쿨버스가 서 있다. 매일 아침 숙소를 나서면서 만나는 스쿨버스는 그동안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봤지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다. 낯설어야 할 저 버스가 나는 볼 때마다 반갑고 기분이 좋았다 미국과 캐나다가 법적으로 스쿨버스 색깔을 노란색으로 지정한 것은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였던 1939년이다. 스쿨버스 관련 교통법규만 놓고보면 미국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존중받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는 스쿨버스가 멈춰 서고 학생들이 승..
아. 묘한 기분 저기에 있었던 내가 보인다저 하늘 저 나무 저 그늘 저 게단 여기서도 저기서도 똑같아 보일까저 하늘 저 나무 저 그늘 저 계단거기에 있었을 땐 볼 수 없었지흐르는 물소리 떨어지는 꽃잎발소리 내는 것도 조심스럽게흐르는 물 속에 세상이 비치네내 얼굴도 비춰볼까- 시와 '랄랄라' 노랫말 중에서 혼자 타박타박 걷는 여행은 한때 유행했던 단어인 웰빙이란 단어에 꼭 어울리는 말이다. 여행하면서 하루 종일 걸으며 물을 많이 마신다. 하루 해가 지면 늘상 이어지던 야식과 과음 대신에 숙소에서 일기를 쓰고 책을 읽다가 일찍 잠든다. 그리고 알람 시계가 없어도 새벽 햇살에 눈을 뜬다.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는 걸 억지로 주입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알려준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일어나는 일이 얼마나 힘든 것..
아무 걱정하지마 아무 생각하지마아무 것도 아닌 걸 알게 될거야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도 괜찮아아무 것도 아닌 걸 알게 될거야- 펑크파인애플, 'I am okay' 노랫말 중에서 "저는 도서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른이 되고 난 후에도 나는 늘 꿈을 말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있다.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없어요'이기 때문에 '선생님 꿈은 이거야'라고 내가 먼저 솔직하게 말을 해야 한다. 작은 도서관은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게다가 배운 게 도둑질이고 직업이 그렇다보니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든 도서관이 근처에 있다면 항상 들린다. 공공 도서관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는 항상 내 관심사 중의 하나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도서관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시립 도서관이었다. 스톡..
아직도 난 너를 기억해니가 지워버린 날들을 난 지울 수 없었고니가 잊어버린 우리를 난 잊지 못했어나의 몫으로 남겨진 넌 무거운 짐이었지그래도 널 기억하려 해니가 떠나버린 날들을 난 떠날 수 없었고니가 닫아버린 마음을 난 닫지 못했어- 네스티요나, '폭설' 노랫말 중에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날들이 있다. 2001년 9월 11일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잔뜩 취한채 다같이 어깨를 걸고 노래를 부르며 친구의 하숙집으로 갔었다. 잔뜩 취한 건 언제나 그랬지만 왜 그날 내 기숙사가 아닌 친구네 하숙집으로 몰려갔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래서 더욱 분명하게 18년 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집에는 다른 하숙생들도 많이 살고 있었고, 2층 주택의 계단을 올라가는데 티비였는지 컴퓨터 모니터였는지가 밖에 ..
모르겠으니까 그냥 하고 싶은대로 하자어차피 완벽히는 할 수 없으니 요만큼만뻥튀기는 하지말자 그냥 나의 몸집대로아는 만큼만 말하고 모르는 건 배우면 되지최선을 하다하면은 화창한 아침도망만 다니면다면 어두운 아침응원가는 싫지만 응원은 해주길 바래- 오지은, '인생론' 노랫말 중에서 뭘 하지? 어딜 가지? 그런 질문을 아무리 해봐야 대답할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응원할 사람도 나 밖에 없다.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화창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침부터 오지은의 목소리 덕분에 힘이 조금 생겼다. 뉴욕에 도착한지 사흘, 약 48시간만에야 내 몸이 새로운 시간에 제대로 맞춰가고 있는 것 같다. 어제는 25,000걸음을 걸었다. 저기까지만, 조금만 더 하던 걸음이 하루 종일 쌓이니 꽤 많아졌다. 덕분에 몸이 엉망으..
돌아서기 아쉬워 거꾸로 걷는다끝을 아는 내 발길 거꾸로 걷는다거꾸로 걷는다 거꾸로 걷는다돌아서기 아쉬워 거꾸로 걷는다거꾸로 걷는다 거꾸로 걷는다돌아서기 아쉬워 거꾸로 걷는다- 어반 자카파 '거꾸로 걷는다' 노랫말 중에서 맨해튼 거리를 무작정 걷는다. 내가 지금 바로 걷고 있는 건지 거꾸로 걷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다. 에비뉴와 스트리트의 이름들이 내 머릿속에 있는 지도와 합쳐지지 않아서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이대로 걸어가면 록펠러 센터가 있다고 하니 맨해튼 허리를 가로 질러 걷는 셈이다. 맨해튼의 직교형 도로를 걷는데 길을 가로 막고 있는 건물이 나왔다. 거의 모든 건물들이 에비뉴와 스트리트가 만들어 놓은 네모난 블럭 안에 꼭 맞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내 앞을 가로막고 선 건물을 맞..
오늘은 좀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듯한 기분우중충한 날씨 탓에 괜히 이상한 환상을 주네어디든 떠나고 싶다 난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가끔 이런 생각 한 번쯤 날 땐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매일 빙빙 도는 세상에 살긴 너무 머리 아프잖아이런 환상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그래도 해가 되지 않다면 내 환상은 계속될 거야- 서자영 '환상' 중에서 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오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듯한 기분은 없었다. 비행기 출발시간은 오전 8시 30분. 적어도 6시 30분까지만 호치민 떤선녓 공항에 도착하면 된다. 일요일 저녁까지 수업을 했고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재외국민 학생들의 입시는 상반기에 시작된다.) 이런저런 잔소리를 보태느라 6주 간의 여행 준비는 하나도 못했다. 발표 수업 영상을 편집해서 업..
첫날밤 첫날밤 두 사람의 첫날밤눈 깜짝하면 싹 사라질 것 같은 밤실감 나? 너랑 나 둘이 같이 한 평생약속해 빨갛게 물든 뺨 위로 살짝- 첫날밤, 가을방학 & 김재훈첫날밤의 마음같은 걸 내가 알지는 못하지만 기대와 설렘 그리고 약간의 불안함이 얼굴에 홍조로 나타는 것이 낯선 여행지에서 밤새 뒤척이고 새벽 미명에 창문을 열어 풍경을 바라볼 때의 마음과 조금은 비슷하지 않을까? 머무를 때는 떠나는 것을 그리워하고 떠날 때에는 눈 깜짝하면 다시 돌아올 시간을 걱정하고 여행을 하면서는 자꾸 두고 온 그곳과 비교하며 그리워한다. 새벽 5시 뉴욕 롱아일랜드 시티의 숙소 베란다에 섰다가 한겨울 칼바람처럼 느껴지는 차가운 공기에 깜짝 놀라 온도를 확인하니 영상 18도. 호스트 수잔 할머니는 어젯밤 내게 요즘 너무 덥다..
램프의 요정을 따라서 오즈의 성을 찾아나서는 모험의 꿈을 타고 무지개를 건너 베일에 싸인 마녀조차 얻지 못한 신비의 힘으로 마법에 묶인 사람들 자유롭게 해 Why don't you make your dreams come true When you were younger and you thought all things were possible Of course when I was younger I was navie now I'm older Why do you feel that way whenever you do make a wish for your dreams to come true Please make my dreams come true Yes way to go! - 화이트, 'W.H.I.T.E' 노랫말 ..
눈 감아도 난 볼 수 있어 난 볼 수 있어 말 하지마 난 알 수 있어 느낄 수 있어 이곳은 너무 답답해 다 알고 있어 이곳은 날 미치게 해 Losing In My Heart 저 하늘로 넌 날 수 있어 떠날 수 있어 I Wanna Fly To The Sky I Wanna Fly 너는 날개가 있어 날 수 있어 정말이야 날 믿어줘 네 꿈이 날게 해 - 피터팬컴플렉스, '나비보호색' 노랫말 중에서 이 땅에서는 살 수가 없다. 날개를 펴서 저 하늘로 날아가야 한다. 자유가 있는 곳으로 가자. 하지만 세상에 그런 곳이 어디에 있을까? 그런 곳이 없다고 희망마저 버릴 수는 없다. 그런 곳이 없다면 우리가 만들자. 68 학생 운동의 여운이 남아 있던 1971년 덴마크의 수도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