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박타박 아홉걸음

미포 송정 간 철길 :: 혼자서 타박타박 딱 그정도 본문

여행

미포 송정 간 철길 :: 혼자서 타박타박 딱 그정도

한성은 2016. 3. 6. 19:58
새벽 2시에 잠을 깼습니다. 전날 혼자 영화를 보며 홀짝였던 술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시 잠을 자려니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면 평상시보다 5시간을 더 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남은 잠을 쫓아 냈습니다. 조삼모사도 이런 조삼모사가 없을 겁니다. 결국, 과한 산책의 결과로 오후 3시에 쓰러지듯 잠이 들었고, 해가 다 진 저녁에야 잠에서 깼으니 결국 과유불급입니다. 이번에는 새벽까지 잠이 오지 않았으니까요. 옛말은 늘 진리입니다.

다가올 오후 3시의 저주는 전혀 모른 채로  오늘은 멀리까지 좀 걸어볼까 하고 짐을 꾸렸습니다. 밤새 비가 내리다가 이제 막 갰습니다. 사위는 어둑했습니다. 어차피 곧 해가 뜰 테니 그냥 어두운 채로 길을 나섭니다. 목표랄 것도 없지만, 미포-송정간 철길을 지나 기장에 있는 부산국립과학관까지 가볼까 하고 나섰습니다.


전체 19km를 걸었고 미포-송정 간은 폐선부지를 따라 걸었습니다. 빠른 길로만 갔다면 13km정도 되는 거리였습니다. 세계 일주도 준비하고 있고, 당장 사흘 후에 교토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서 많이 걷는 것과 많이 보는 것 그리고 많이 쓰는 것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이렇게 살면 참 좋겠습니다.
 


깜깜한 복도를 지납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섰는데 복도 끝이 환합니다. 갑자기 2016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은 김경욱의 ‘천국의 문’이 생각이 납니다. (이 작품도 글을 써야하는데 미루고 있습니다.) 이쪽에 삶이 있고, 저쪽에 죽음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죽음은 환한 빛이라 하거든요. 경쾌하게 찰칵 닫히는 현관문과 ‘띠리리’ 하고 잠기는 도어락이 나를 배웅합니다. '잘 있어 현관문.'  


“흐르는 강물은 바다를 만나는 순간 가장 고요하죠. 근원으로 돌아가니까. 아니, 근원의 일부가 되니까. 죽는 순간 우리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빛에 휩싸여 깃털처럼 날아올라 거대한 빛의 일부가 돼요. 무한한 빛의 입자들이 먼지처럼 떠 있는 그 거대한 빛은 시시각각 색깔을 바꾸며 아름답게 물결치죠."

‘천국의 문’에서 남자 주인공이 알려주는 죽음입니다. 영화 '이웃집에 신이 산다'에서도 말하지만 죽음이란 게 생각만 해도 참 두렵고 대체 죽으면 어떻게 되는지 1도 아는 것이 없지만, 죽음에 대해 유일하게 아는 것이 있다면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가 유일한 1일 겁니다. 그러니 방법은 내 삶 속에 죽음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상책이지요. 도망가는 것과 외면하는 것은 하책입니다. 마침 집 앞에 흐르는 강물이 있습니다. 걸어 나오는 중에 어느새 사위가 밝아 옵니다.

얼마 전까지 출퇴근하던 길을 산책 삼아 걷기 시작합니다. 원래 계획은 시립미술관역 뒤 자이아파트 입구에서 폐 선로를 따라 걸어서 송정까지 가려고 했는데 최근 공원조성공사가 시작되어서 출입할 수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어떤 모습일까. 낙동강 강변과 비슷해질까. 예쁜 길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미포로 향합니다. 미포에서 송정까지는 철로를 걷어 내지 않고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산책로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터벅터벅 미포로 걸어갑니다. 아침 7시가 되자 날은 훤해졌지만, 전날 비 때문인지 여전히 바람이 많이 불고 구름이 잔뜩 끼었습니다. 바다를 향해 찍은 사진에 하늘이 노이즈로 날아가고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걸었던 민락역에서 미포 철길 입구까지 거리가 6km 정도이니 가볍게 걸을 정도는 아닙니다. 미포 철길만 걸을 예정이라면 지하철 해운대역에서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걸어가서 바닷가를 따라 동쪽 끝까지 가면 미포가 있습니다.


미포 철길 입구의 위치입니다. 동네 사람들이야 쉽지만 언제나 처음은 어렵습니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산책로 입구입니다. 날이 흐린 데다 아침 일찍 이고 안개도 끼어서 사람들이 거의 없습니다. 넋 놓고 혼자 걷기에는 딱 좋은 날입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주변 풍광이 또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위치는 미포마을입니다. 청사포를 거쳐 송정역까지 100분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5km라는 짧지 않은 거리입니다. 평지를 걸어도 빠른 걸음으로 쉬지 않고 1시간을 걸어야 하는 거리인데 철길을 따라 걸어야 하니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철길을 따라 걷는 것이 생각만큼 재미있거나 편하지는 않습니다. 침목은 간격이 좁아 보폭에 맞지 않아서 하나하나 밟으며 걷는 것이 불편합니다. 레일 위를 걸으면 좋겠지만 100분간의 외줄타기 쇼를 하시면 해당 분야 장인이 되시거나 성격 개조를 당하시거나 같이 걷는 사람의 노여움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습니다. 결국은 쇄석 자갈을 밟으며 걸어야 하는데 자박자박 걷는 소리가 아늑하게 들리지만 역시 쉬운 걸음은 아닙니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간을 넉넉히 잡고 걷는 것이 좋겠습니다. 전체 코스를 걷는다면 발을 단단히 잡아주는 신발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철길 옆에는 늘 자갈이 있잖아요. 고속철도나 지하철은 없는데. 그래서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문의를 해보았습니다. 왜 선로 위에 자갈을 깔아놓을까요?
공부도 했으니 이제 걸어봅시다. 놀멍쉬멍 타박타박 아홉걸음.


철길 입구에 하얀색 단층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문이 철길과 딱 붙어 있습니다. 방음벽도 없습니다. 폐선이 확정된 이후 새롭게 지어진 집도 아니었습니다. 수십 년간 동해남부선 기차가 다녔을 텐데 어떻게 살았던 건지 참 신기합니다. 그리고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집에 대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낭만일까요. 옥상에 서서 지나가는 기차를 향해 손이라도 흔들었을 것 같습니다. 기차가 지나가면 소음은 물론이고 진동이 심해 집 전체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렸을 텐데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요. 살다 보면 그런 것도 다 적응이 되는 걸까요. 참, 우리집이 그랬습니다.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이야기하네요. 구포역 근처 철길 옆에 지금도 살고 있습니다. 처음 이사 갔을 때에는 기차가 지나가면 집안 형광등이 흔들리고 기차 소리 때문에 티비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차는 24시간 지나갔습니다. 서울에서 출발한 무궁화호 막차가 새벽 5시에 부산역에 도착했고, 새벽 5시에 부산에서 서울로 향하는 첫차가 출발을 했으니까요. 몇 년 살다 보니 진동이나 소음이 잘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익숙해졌거나, 무뎌졌거나, 이상해졌거나 그렇겠지요. 그래도 기차 소리라는 것은 참을만한 소음인가 봅니다. 기차는 낭만의 상징이니까요.

밀양 송전탑 아래 할머니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오키나와 공군기지 주변 주민들의 삶과 그들이 살아온 역사가 생각이 나서 그저 지내다 보면 익숙해진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는 못하겠습니다.


걷는 길은 대체로 이렇습니다. 철길은 동해 바다를 곁에 두고 하염없이 펼쳐집니다. 해가 쨍하게 뜬 환한 낮에는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더해져 걷는 기분이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자갈 밟는 소리와 파도치는 소리가 더해져 무거워지는 발걸음이지만 그 박자에 맞추어 타박타박 걸어갑니다.


그렇지만 5km의 풍광이 항상 같지만은 않습니다. 지루하다 싶으면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작은 터널도 지나가고 난데없는 장승이 나타나기도 하고 해안선을 따라 경비초소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작전구역이라 하여 민간인 출입을 통제했나 봅니다. 이제는 군대가 사라지도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원천석은 고려의 흥망성쇠를 보며 인생무상을 느꼈다는데 저는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는 을씨년스럽게 버려진 콘크리트 초소를 보며 난데없이 맥수지탄이 생각납니다. 물론 세상 모든 폭력에 대한 빈정거림이니 오해는 말아주세요.
 


한참을 걷다 보면 비탈진 곳에 세워진 축대가 나옵니다. 기다란 축대에 빼곡하게 낙서를 해놓았습니다. 중요한 문화재도 아니니 훼손 운운할 거리는 아닙니다. 세월의 때가 뭍은 시커먼 콘크리트 덩어리에 돌을 들고 벽을 긁으며 글과 그림을 새겨 넣었을 사람들을 떠올리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무엇인가를 남기려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 것 같습니다. 알타미라 동굴에 벽화를 그린 15,000년 전의 인류와 삼일포 남쪽 절벽에 붉은 글귀를 새긴 신라의 화랑들과 영원한 사랑들 갈구하며 폐철로 옆 콘크리트 벽에 이름을 새기는 지금 우리와 다른 것이 없어 보입니다. 그건 그것대로 이건 이것대로 의미가 있겠지요. 또 다시 15,000년 후의 인류가 이 벽을 본다면 뭐라고 하려나요. 언어도, 상징도 다 바뀌었을 텐데 그들도 저 벽의 글자들이 그저 수많은 이름의 나열이며 하트 모양은 심장을 형상화한 사랑의 메시지라고 이해할까요? 피식 웃음이 납니다. 그나저나 저 많은 커플들은 여전히 예쁘게 사랑하고 있겠지요?
 


명색이 국어 교사인데(물론 지금은 그저 보행자 Walker - 보행을 돕는 보조기구의 의미도 있다) 철길과 바다와 해송과 ‘시’가 있는 이 장면을 또 그냥 지나칠 수 없지요. 안전펜스를 따라 유명하고 예쁜 시들을 인쇄하여 걸어놓았습니다. 그리고 하상욱 시인의 작품도 함께 있었습니다. 뭔가 묘했습니다. 정호승, 김용택 등등의 교과서 시인들 사이에 하상욱 시인이라니. 시 선정을 누가 했는지 모르겠으나 위트가 느껴졌습니다. 젊은 사람이 기획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해운대 구청에서 추진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저 네X버에서 ‘좋은 시’ 라고 친 다음 주욱 긁어서 인쇄했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하상욱의 시는 짧은 문장으로 우리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무릎을 치게 만듭니다. 교과서에 하상욱의 시가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하상욱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시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문장이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100년 전의 작품들을 가르치며 오지선다형 문제나 내는 주제에 요즘 아이들이 시를 읽지 않는다고 뭐라 하는 어리석은 어른이 되면 안 되겠습니다.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로부터 시를 빼앗아버렸습니다. 하상욱을 배우고 류시화를 배우고 온갖 문장들을 실컷 즐긴 다음에 그래도 좋으면 100년 전으로 가고, 500년 전으로 가면 됩니다. 그러면 원천석도 좋아하게 됩니다.


구덕포를 지나 송정이 가까워지니 철길이 다시 마을 곁을 지납니다. 작은 슈퍼와 카페가 보입니다. 원목으로 세운 건축도 아니고, 통유리도 없으며, 인디음악을 틀어줄 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밖이 좋아 나왔으니 안으로는 갈 리 없고, 경치는 내 눈앞에 펼쳐져 있고, 음악은 내 귀에 걸려 있습니다. 발바닥이 따뜻하게 데워진 보행자에게는 저 나무 탁자와 시원한 캔커피 한 개면 충분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손이라도 흔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랬습니다. 물론 아직 문은 열지 않았습니다. 그렇지요. 아무도 없습니다. 슈퍼에도. 철길 위에도. 내 옆에도.

 

이번에는 늠름한 카페가 등장합니다. 송정에 거의 다 왔습니다. 커피 체인점이 보입니다. 노출 콘크리트 공법으로 지어진 건물에 바닷가를 향해서 통으로 뚫린 창가 자리를 가진 카페는 이 이른 시간에도 영업 중이었습니다. 저기라면 인디 음악이 흐를 것 같고, 혹시나 하고 챙겨온 나의문화유산답사기를 펼쳐서 그것이 원래 운동용품이 아님을 입증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냥 걷습니다. 계속 바다를 보며 걷고 있었는데, 저 큰 건물들이 내 시야를 막아서더니 급기야 이곳에서 바다를 보고 싶다면 들어와서 비싼 찻값을 내고 보아라 대신 통유리로 보여줄게 라고 말을 걸어오니 쥐뿔도 없는 자존심이 스멀스멀 척추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가볍게 흥 하고 지나칩니다. 샷을 추가한 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맛과 향 그리고 가득 담긴 얼음이 빙글빙글 돌다 유리잔에 부딪히며 투명하게 울려 퍼지는 소리가 이미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았느냐고 한다면 그건 오해입니다.  그냥 돈이 아까웠습니다. 아니 없었습니다.
 


문제는 화장실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미포 송정간 철길을 걸어야겠다고 마음먹은 분들이겠지요. 해운대구청은 미포에서 출발하여 송정까지 100분이 걸린다고 친절하게 안내하면서, 하상욱의 시를 읽는 즐거움까지 배려했으면서, 인간의 보편적 방광 크기에 대해서는 왜 고려하지 않았을까요.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설마 있겠지, 화장실이 없겠어? 설마 있겠지, 여기 어차피 전부 다 인적이 드문 곳이니까 자연과 하나 되라고 구청에서 의도한 건데 무식한 내가 그 숭고한 메시지를 못 읽고 있는 건가. 철길을 벗어나 커피 스미스나 파스쿠치의 문을 열도록 하려는 민관 합동 인질극인가. 하던 찰나에 마침내 화장실을 알리는 안내문이 보였습니다. 전방 350m만 가면 된다는데, 거기가 바로 송정역이었습니다. '송정역에 화장실이 있을거라는 정도는 나도 이미 알고 있다고! 그걸 누가 모르겠어.' 허나 이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던지도 곧 알게 됩니다. 어쨌든 5km 철길을 걷는 아름다운 보행 길에 화장실은 없습니다. 디펜드하세요.


드디어 종착지인 송정역이 보입니다. 단선 철로가 역으로 들어가면서 복선으로 바뀌고 있네요. 일반적으로 철길은 기차가 다니는 길이지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닙니다. 그래서 단지 기찻길 위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자리가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비가 오고 습해서 그런지 침목 특유의 향과 쇠 냄새가 섞여서 진하게 납니다. 그리고 그 향에는 그리움 같은 맛도 납니다.
 


바로 그 오른쪽에 친절한 표지판이 있습니다. ‘구송정역까지 300미터’ 라는 글귀를 보니 갑자기 화가 납니다. 이 자리에 오면 바로 앞이 송정역이라는 것을 누구나 압니다. 이미 아는 것을 굳이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것은 난폭한 일입니다. 마치 TV를 실컷 보다가 이제 책상에 앉아서 찐하게 공부를 한 번 해볼까 하고 들어가는데 엄마가 뒤에서 너는 대체 공부는 언제 할거냐고 잔소리 하는 것과 비슷하거나. 음.. 후자가 더 난폭합니다. 아무튼 가능하다면 이 표지판을 뽑아서 미포 입구로 가져가서 “지금부터 5km 철길 걷는 내내 화장실이 없으니 자연합일하거나 디펜드하세요.” 라고 써 놓으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늘 곁에 있어서 너의 소중함을 몰랐어. 미안해.
 


그리고 드디어 송정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송정역은 앞에서도 계속 구송정역이라고 표지판에 적혀 있듯이 지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사용했다면 기차가 다녔을테고, 그랬다면 저는.. 뭐 기차를 피해서 걸었겠죠. 그래서 송정역사는 갤러리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시민갤러리라고 하는데 뭐가 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송정해수욕장 근처가 최근 핫플레이스거든요. 물론 최근 유행하는 음식점 체인을 찾는 소비지향적인 세대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송정은 나름의 개성을 만들어가고 있는 동네입니다(저는 서른 여섯입니다.). 그래서 갤러리 문을 힘차게 열고 들어갑니다. 당연히. 닫혀 있습니다.


송정해수욕장 전경입니다. 제주도 협재해수욕장 만큼은 안되지만, 사는 곳 가까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에(도보 3시간30분) 바다가 몇 개나 있다는 것은 복 받은 일입니다. 날이 흐리고 아침 일찍이라 해가 뜨지 않아 사진이 어둡습니다. 네. 제가 못찍었습니다. 해운대에 들렀다가 미포에서 배터지게 밥 먹고 타박타박 걸어서 송정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 아깝지 않은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언제 철길을 걸어보겠습니까. 운영 중인 철길을 걸으면 도로교통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도로교통법을 다 찾아봤는데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만… 범칙금 관련 조항도 찾아보려다가 그만둡니다. 규정에 없으니 운영 중인 철길을 기분 전환 삼아 걸어보자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