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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아홉걸음
돌아서기 아쉬워 거꾸로 걷는다끝을 아는 내 발길 거꾸로 걷는다거꾸로 걷는다 거꾸로 걷는다돌아서기 아쉬워 거꾸로 걷는다거꾸로 걷는다 거꾸로 걷는다돌아서기 아쉬워 거꾸로 걷는다- 어반 자카파 '거꾸로 걷는다' 노랫말 중에서 맨해튼 거리를 무작정 걷는다. 내가 지금 바로 걷고 있는 건지 거꾸로 걷고 있는 건지도 알 수 없다. 에비뉴와 스트리트의 이름들이 내 머릿속에 있는 지도와 합쳐지지 않아서 내가 지금 어디 있는지도 알 수가 없다. 이대로 걸어가면 록펠러 센터가 있다고 하니 맨해튼 허리를 가로 질러 걷는 셈이다. 맨해튼의 직교형 도로를 걷는데 길을 가로 막고 있는 건물이 나왔다. 거의 모든 건물들이 에비뉴와 스트리트가 만들어 놓은 네모난 블럭 안에 꼭 맞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내 앞을 가로막고 선 건물을 맞..
하늘은 맑고 내 맘은 흐리고생각은 많고 정답은 없고마음이 어렵고 티 내긴 싫고나 요즘 왜 이럴까 하루가 길고 재미는 없고할 일은 많은데 내키질 않고이렇게 살면 무엇이 될까나는 도무지 알 수 없네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할 거야자꾸 작아져 사라질 것 같아나의 용기는 어디로 갔는지한숨도 안 나오네 - 담소네공방, '산책' 노랫말 중에서 우여곡절 끝에 뉴욕에 도착했다.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도 숙소 호스트 수잔 할머니는 나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수잔은 맨해튼에 직장이 있고 아침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늦은 밤 체크인이 불편하기도 했을텐데 공항에서 노숙을 하려고 했던 나에게 흔쾌히 늦게라도 집으로 와서 자라고 배려해줬다. 호텔이었다면 에누리 없이 숙박비를 추가 지불해야 했을텐데 가정집 쉐어룸을 이용한 덕분..
오늘은 좀처럼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듯한 기분우중충한 날씨 탓에 괜히 이상한 환상을 주네어디든 떠나고 싶다 난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가끔 이런 생각 한 번쯤 날 땐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매일 빙빙 도는 세상에 살긴 너무 머리 아프잖아이런 환상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그래도 해가 되지 않다면 내 환상은 계속될 거야- 서자영 '환상' 중에서 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오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듯한 기분은 없었다. 비행기 출발시간은 오전 8시 30분. 적어도 6시 30분까지만 호치민 떤선녓 공항에 도착하면 된다. 일요일 저녁까지 수업을 했고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재외국민 학생들의 입시는 상반기에 시작된다.) 이런저런 잔소리를 보태느라 6주 간의 여행 준비는 하나도 못했다. 발표 수업 영상을 편집해서 업..